아픈 손가락

좋은글♪2017. 10. 25. 16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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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사람이 나의 마지막 연인기리를 바랐다.

스쳐가는 사랑이 아니라 머무르는 사랑이길 바랐고

어리숙했던 지난 연애와는 다르기를 바랐다.

그만큼 소중했고 애틋했고 놓치기 싫었다.

그만큼 나는, 그 사람을 사랑했다.





그래서 그 사람은 내게 아픈 손가락이었다.

항상 신경쓰였고 혹시나 덧날까봐 걱정되었고

깨질까봐 무서웠다.

그렇게 지키려고 애쓰다보니

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.

내 마음이 점점 불어나서

나 자신을 집어삼킬 만큼 커졌다.





특별할 줄 알았던 우리의 연애도

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흔한 연애가 되어가고 있었다.

다투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, 우는 날이 더 많아졌다.

그 사람은 점점 지쳐갔고,

지쳐가는 그 사람을 보며 나도 따라서 지쳐갔다.





그래도 나는, 그 사람의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.

아무리 다퉈도, 아무리 울어도

우리가 행복했던 기억은 흐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.

오히려 때로는 그 기억이 더 선명해져서 슬퍼지기도 했다.

행복했던 그 때로 다시 돌아가서 그 사람과 마주보고

그 사람에게 안겨서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.





하지만 나는

차마 놓기 싫었던 그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.

그 사람에게서

나를 떠나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.

우리 사이가 언제 끝나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

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였고

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는 말이 오고갔다.





차라리 내가 없는 것이 더 낫겠다고

그 사람이 내게서 말했다.

이런 내가, 지겨워졌다는 듯한 목소리로

아프게 말했다.

울고 있는 내 모습마저도 귀찮게 느껴졌는지

얼른 전화를 끊고 싶어했다.

어떻게든 지금 이 상황을 피하려고만 했다.





나는 그 사람에게 더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.

힘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짐이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.

내가 그 사람 곁에 있는 것이 미안한 일이 되어버렸다.

인연을 이어나가야 할 이유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.

마지막이길 바랐던 연애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.





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사랑했기에 후회와 미련은 없다.

그래도 가끔씩은.

그 사람과 마주보고 그 사람에게 안겨서

그 사람의 목소리가 듣고 싶을 때가 있다.

그 사람은 내게 아픈 손가락이었으니까.

하지만 그 감정을, 억지로 누르고 싶은 마음은 없다.





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 오는 것처럼

그렇게 그 사람이라는

계절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이다.

지금 이자리에 서서.



by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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